한눈에 보기
- 무엇: 앤트로픽이 “클로드 에이전트가 크리스퍼와 닮은 새 효소 시스템(ART)을 찾았다”고 발표한 뒤, 같은 효소를 수년간 연구해 온 연구자가 “사실상 같은 발견이고, 미공개 연구를 클로드에 입력해 왔다”고 문제를 제기했어요.
- 누가: 한쪽은 앤트로픽 생명과학 연구팀, 다른 쪽은 덴마크 코펜하겐대에서 박사 연구를 마친 마리오 로드리게스 메스트레예요. 외부 과학자들도 여러 의견을 냈어요.
- 언제: 앤트로픽 발표는 2026년 9월 23일(미국 시간), 메스트레의 주장은 9월 28일 뉴욕타임스 보도로 알려졌고, 10월 8일 CNN이 논란을 다시 다뤘어요.
- 얼마: 앤트로픽은 에이전트 약 950개가 21시간 동안 토큰 2억 1천만 개를 써서 역전사효소 20만 개 이상을 훑었다고 밝혔어요.
- 어디서: 발표문과 기술 보고서(프리프린트)는 앤트로픽 사이트에 공개돼 있어요. 동료 심사를 거친 학술지 논문은 아직 아니에요.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논란의 핵심은 “ART 효소를 누가 먼저 찾았나”보다 “클로드가 정말 스스로 찾아낸 것인가”예요. 앤트로픽은 기반 효소 자체는 이전 연구에서 알려져 있었다고 처음부터 밝혔고, 메스트레는 자신이 클로드에 넣은 미공개 연구가 영향을 줬을 가능성을 제기했어요. 지금까지 어느 쪽 주장도 직접 증거로 확인되지는 않았어요.
용어부터 짧게 풀게요. 효소는 몸속 화학 반응을 돕는 단백질이에요. 역전사효소(RT)는 RNA에 담긴 정보를 DNA로 옮겨 적는 효소예요. 박테리오파지(파지)는 세균을 감염시키는 바이러스예요. 크리스퍼는 세균이 바이러스를 기억하려고 DNA에 남겨 두는 반복 배열에서 출발한 기술로, 지금은 유전자 편집 도구로 쓰여요.
앤트로픽은 무엇을 발표했나요?
앤트로픽은 클로드에게 “거대한 DNA 서열 데이터베이스에서 흥미로운 새 역전사효소 사례를 찾아보라”는 지시를 줬고, 사람은 처음 지시와 실험실 작업만 맡았다고 밝혔어요. 에이전트들은 역전사효소 20만 개 이상을 모아 새 후보 3,500개를 골랐고, 다시 20개로 좁혀 보고서를 썼어요(공식, 앤트로픽 발표).
그중 한 에이전트가 특이한 역전사효소 옆에서 일정한 간격으로 되풀이되는 DNA 배열을 알아챘고, 연구팀은 이 시스템에 ART(배열 연관 역전사효소)라는 이름을 붙였어요. ART는 역전사효소, 옆의 짝 유전자, 긴 반복 배열 세 부분으로 돼 있고, 첫 실험에서 배열이 짧은 RNA 여러 개로 만들어지는 것을 확인했다고 해요(공식, 같은 발표). 발표 내용 자체는 클로드가 DNA 자료에서 찾은 새 효소 시스템 기사에서 볼 수 있어요.
중요한 단서도 같은 발표에 있어요. 앤트로픽은 “기반이 된 역전사효소는 이전 연구에서 확인된 적이 있다”고 쓰고, 클로드는 이 시스템의 특징(옆의 반복 배열과 짝 단백질)을 “처음 알아챈 것으로 보인다(appears to be the first)”고 표현했어요. 단정이 아니라 추정형 표현이에요(공식, 같은 발표).
메스트레는 무엇을 주장하나요?
메스트레는 CNN에 “본질적으로 같은 발견이다. 관련 단백질군을 두 그룹이 각자 연구한 정도가 아니다”라고 말했어요(독립 보도, CNN). 동아사이언스가 인용한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그의 연구팀은 이 효소를 2022년부터 연구하며 ‘점보트론’이라고 불렀고, 관련 역전사효소 일부는 그가 공동 발명자로 참여한 2023년 특허에도 들어 있어요(독립 보도, 동아사이언스).
그는 지난 3년간 코드 작성과 논문 초안 작업에 개인 클로드 계정을 쓰면서 박사학위논문 초안, 분석 자료, 이 시스템에 대한 미공개 내용을 입력했다고 밝혔어요. 다만 “앤트로픽이 일부러 가져갔다고 주장하는 게 아니다. 증명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어요(독립 보도, CNN).
메스트레가 제시한 가능성은 두 가지예요. 하나는 자신의 연구와 관련된 정보가 어떤 경로로든 모델 학습에 들어갔을 가능성이고, 다른 하나는 ‘자율적 발견’이라는 표현보다 훨씬 많은 사전 지식과 사람의 방향 설정이 탐색 뒤에 있었을 가능성이에요. 그는 두 번째가 더 그럴듯하다고 봤어요(독립 보도, CNN).
앤트로픽은 어떻게 반박했나요?
동아사이언스가 인용한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성명에서 “클로드는 사용자 대화 기록을 학습에 사용하지 않았으며, 분자생물학 연구팀도 해당 대화에 접근할 수 없다”고 밝혔어요. ART를 기술한 기존 출판 연구도 알지 못했다고 덧붙였어요(독립 보도, 동아사이언스). CNN은 10월 8일 기사에서 앤트로픽이 추가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고 적었어요.
앤트로픽 기술 보고서에는 비슷한 반복 배열이 최근 다른 계열 역전사효소(UG27) 옆에서도 다른 연구진의 전용 유전체 분석 모델로 발견됐다는 내용이 있어요. 보고서는 이를 “이런 구조가 자연에서 여러 번 생겨났다는 신호”로 해석했어요(공식, 앤트로픽 기술 보고서). 즉 이 분야에서 비슷한 발견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앤트로픽도 인정한 셈이에요.
외부 과학자들은 어떻게 보나요?
| 누구 | 주장 | 근거 |
|---|---|---|
| 장펑(MIT·브로드연구소, 크리스퍼 연구 선구자) | “AI 에이전트가 생물학 발견에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 주는 흥미로운 사례”, 추가 연구 가치가 있다 | 공식, 앤트로픽 발표에 실린 인용 |
| 애런 엥겔하트(미네소타대) | 흥미로운 초기 결과지만 유전자 편집을 보여 주거나 작동 원리를 설명하지는 못한다 | 독립, CNN |
| 세스 시프먼(미국 글래드스톤연구소) | 수년 동안 메스트레와 ART 시스템에 대해 이야기해 왔고, 관련 분야 여러 연구자가 이미 이 시스템을 알고 있었다 | 독립, 동아사이언스(뉴욕타임스 인용) |
| 일리야 핑켈스타인(텍사스대 오스틴) | AI는 ‘건초 더미에서 바늘 찾기’에 강하고, 이번 연구는 분야 최고 전문가들이 이끌었다. 미공개 결과를 AI 도구에 넣기 전에 다시 생각하게 될 것 | 독립, CNN·본인 연구실 블로그 |
| 구스타보 수드레(킹스칼리지런던) | 넓은 방향만 받고 무엇이 흥미로운지 스스로 판단한 건 실제 변화다. 다만 ‘흥미로운 패턴’과 ‘쓸모 있는 지식’ 사이 간격이 크다 | 독립, CNN |
재현은 됐나요?
앤트로픽 기술 보고서에 따르면 연구팀은 같은 탐색을 10번 더 돌렸어요. 거의 모든 실행이 ART가 있는 유전체 구간을 표본에 담았고 두 번은 후속 조사까지 했지만, 반복 배열은 10번 모두 놓쳤어요. 연구팀은 역전사효소 탐색 범위가 넓고 에이전트 동작이 매번 달라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어요(공식, 기술 보고서).
보고서는 ART가 실제로 무엇을 하는지도 아직 모른다고 적었어요. 역전사효소가 활성을 띠는지, 짝 단백질과 상호작용하는지, 파지에게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는 거예요(공식, 같은 보고서). 그러니 ‘새 유전자 가위’라고 부르기엔 이른 단계예요.
한국 이용자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나요?
국내 연구자·대학원생에게 가장 현실적인 질문은 “미공개 연구를 AI 도구에 넣어도 되나”예요. 메스트레는 앤트로픽 발표 뒤 클로드를 쓰던 프로젝트를 줄이고 다른 모델로 옮기고 있다고 밝혔어요(독립 보도, 동아사이언스). 쓰고 있는 AI 서비스의 데이터 학습 설정과 기관의 연구 보안 규정을 먼저 확인하는 게 안전해요(추정).
또 하나는 ‘AI가 발견했다’는 기사 제목을 읽는 법이에요. 이번 사례처럼 회사 발표·프리프린트 단계에선 무엇을 누가 했는지, 재현됐는지, 동료 심사를 거쳤는지를 나눠 봐야 해요. 비슷한 논란은 수학 분야에서도 있었는데, 오픈AI 수학 논문 철회 기사에서 볼 수 있어요.
대단한 점과 아쉬운 점
| 대단한 점 | 아쉬운 점·논란 |
|---|---|
| 넓은 지시만 받은 에이전트가 대규모 DNA 서열 자료에서 사람이 따로 표시하지 않은 반복 배열을 짚어 냈어요(공식, 앤트로픽 발표). | 같은 시스템을 수년간 연구해 온 연구자와, 이미 알고 있던 연구자들이 있다는 증언이 나왔어요(독립, 동아사이언스·CNN). |
| 재현 실패, 기능 미확인 같은 불리한 결과를 기술 보고서에 스스로 적었어요(공식, 기술 보고서). | 10번 다시 돌렸을 때 반복 배열을 한 번도 찾지 못했어요. 발견에 운이 크게 작용했을 수 있어요(공식, 기술 보고서). |
| 실험은 사람이 낮은 생물안전 등급(BSL-1·2) 실험실에서 했고, 사람 감염 병원체는 다루지 않는다고 밝혔어요(공식, 앤트로픽 발표). | 동료 심사를 거친 학술지 논문이 아니고, 메스트레 측 연구도 아직 정식 출판 전이라 양쪽 모두 검증이 남았어요(독립, CNN·동아사이언스). |
확장성: 앞으로 무엇이 달라질 수 있나요?
앤트로픽은 다른 과학자들과 이 방식을 유전체학과 다른 분야로 넓히고 싶다며 연구 제안을 받는다고 밝혔어요(공식, 앤트로픽 발표). 대규모 자료에서 후보를 추리는 일에 AI 에이전트를 쓰는 흐름은 더 커질 가능성이 높아요(추정).
동시에 ‘발견의 공로를 어떻게 나누나’, ‘AI 도구에 넣은 미공개 자료는 어떻게 보호되나’라는 규칙 문제가 함께 커질 거예요. 핑켈스타인이 말했듯 연구자들이 미공개 결과를 AI에 넣는 데 더 신중해질 수 있어요(독립, CNN).
아직 모르는 것
- 메스트레의 미공개 자료가 클로드 학습이나 앤트로픽 연구에 실제로 영향을 줬는지는 직접 증거가 확인되지 않았어요.
- 메스트레 연구팀의 ‘점보트론’ 연구와 앤트로픽의 ART가 얼마나 같은지는 메스트레 측 논문이 출판돼야 비교할 수 있어요.
- ART가 실제로 어떤 기능을 하는지, 유전자 편집에 쓸 수 있는지는 아직 실험 중이에요.
- 앤트로픽이 이번 논란에 대해 추가 설명이나 기록 공개를 할지는 10월 12일 기준 알려지지 않았어요.
자주 묻는 질문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원리는?
세균은 침입한 바이러스 DNA 조각을 자기 DNA의 반복 배열 사이에 기록해 둬요. 이 기록이 RNA로 만들어지면 단백질(Cas9 등)이 그 RNA를 길잡이로 삼아 같은 바이러스 DNA를 찾아 잘라요. 과학자들은 길잡이 RNA를 바꿔 원하는 위치를 자르게 만들어 유전자 편집 도구로 쓰고 있어요. ART는 반복 배열 모양이 닮았을 뿐, 같은 일을 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어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뜻은?
세균의 면역 체계에서 출발한, DNA의 원하는 위치를 찾아 자르고 고치는 기술이에요. 2020년 노벨 화학상이 이 기술을 만든 과학자들에게 돌아갔어요.
앤트로픽은 뭐하는 회사인가요?
AI 모델 ‘클로드’를 만드는 미국 AI 회사예요. 2026년 봄 생명과학 연구 그룹과 자체 실험실을 만들었고, 이번 ART 발표가 그 연구 그룹의 첫 공개 결과 중 하나예요.
출처
- Anthropic, “Claude discovers a novel enzyme system with CRISPR-like repeats” (게시 2026-09-23, 확인 2026-10-12) — 링크
- Yoon 외(Anthropic), “Autonomous AI agents discover reverse transcriptases with tandem repeat arrays” 기술 보고서·프리프린트 PDF (작성 2026-09-23 미국 시간, 확인 2026-10-12) — 링크
- CNN, Katie Hunt, “Anthropic’s announcement of a ‘Claude-led’ CRISPR-like discovery is sparking controversy. Here’s why” (게시 2026-10-08 미국 동부 시간, 확인 2026-10-12) — 링크
- 동아사이언스, 문혜원, “‘AI, 새 효소 발견’ 앤트로픽 주장 논란…연구자 ‘같은 연구, 클로드에 공유’”(뉴욕타임스 9-28 보도 인용) (게시 2026-09-30 00:43 KST, 확인 2026-10-12 11:55 KST) — 링크
- Ilya Finkelstein, “Harvesting and Replenishment in Biomedicine”, Finkelstein Lab 블로그 (게시 2026-09 말, 확인 2026-10-12) — 링크
대표 이미지: 앤트로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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